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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잠 - 베르나르 베르베르

godsman 2018. 4. 21. 08:28

[도서] 잠 - 베르나르 베르베르

책을 동시에에 여러 권을 읽는 편이다.
게다가 팟캐스트를 듣기도 하고 페북에 올라온 동영상도 본다.
읽고 있는 중에도 줄거리를 까먹을 때가 있다. 어떤 책은 숙제 하듯이 읽는다.

나중에 책을 정리하지 못한다. 읽는 중에 써놓은 메모가 읽던 당시를 기억한다.
책을 읽는 것도 사유하는 방식이라서 하루의 무수한 일과와 같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 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생각나는 것처럼 책도 그런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정확하게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맛있었다는 느낌은 남아 있다.
독후감을 말하거나 책의 감명깊은 장면을 이야기하는 편이 아니고 다른 이야기를 할 때 갑자기 책에서 읽었던 주장이 생각나서 끼어들곤 한다. 아직까지 책을 읽는 방법이다.
그런 면에서 베르베르의 책은 유익하다. 소설이라서 재미있다. 과학도라서 깊이가 있다. '잠'을 읽으면 잠에 대해서 알게 된다. 내용이 모두 과학적 사실은 아니라도 최소한 나의 잠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잠자는 시간을 버리는 시간으로 생각하는가? 인생의 3분1은 잠자는 시간이라면서 어떻게든 줄이려고 하는가?
꿈을 꾸는 건 어떤 이유일까? 꿈의 내용은 현실과 관계가 있을까?

궁금하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을 읽어보자. 읽고나면 전문적인 지식을 더 찾아보게 될 수도 있고 꿈에 대해 너그러워질 수도 있다.
잠은 그런 것이다. 같은 잠을자도 같은 꿈을꿔도 그것이 태몽이기도 하고 예견이기도 하다. 중요한 건 나중에 해석하기에 달렸다는 것이다.

아래 줄친 문장을 옮겨 적다보니 소설을 읽은 건지 자기계발서를 읽은 알 수 없다. 어쩌면 소설을 읽으면서도 끊임없이 지식과 계발 요소를 찾고 있는 건 아닌지.

지름길은 없다. 모든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은총알도 없다. 다 아는 것처럼, 알면 다 해결할 수 있었던 것처럼 살지 말자.

읽으면서 줄친 문장들

나쁜 동물은 없어. 단지 배고픈 동물과 이미 먹이를 먹어 배가 부른 동물이 있을 뿐이야. 네가 닭을 먹는다고 나쁜 사람이 되니?

보통 돌고래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아. 그럴 수 있을 만큼 턱과 이빨이 세지 않거든. 그러니까 돌고래는 착한 게 아니라 <장비>가 없는 거야. 상어는 나쁜 게 아니라 그낭 <근시>라서 그런 거고.

그래로 버텨, 아들. 걱정마.  아무 일 없을 거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지금 반드시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돼. 결심이 중요해. 언젠가 꼭 수영을 해야할 때가 생길 거야. 지금의 선택이 그때 네 목숨을 구해 줄 거야. <할 수 있을 때 하지 않으면 정작 하고 싶을 때는 할 수 없을 것이다>는 말을 한번 생각해봐.

꿈은 하나도 기억 안 나요. 눈뜨는 순간 싹 잊어버리는걸요.

기억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돼. 꿈은 새랑 비슷해. 날아가기 전에 붙잡아야 하지. 한번 성공하면 다음부터는 쉬워져. 첫 번째 고비를 넘는 게 가장 어렵지.

<책의 세계는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받지 않고 스스로의 정신에서 얻은 가장 위대한 세계이다>라고 헤르만 헤세라는 작가가 말했어. 엄마는 여기에 <책의 세계는 이것보다 더 거대한 꿈의 세계에 자양분을 공급한다>고 덧붙이고 싶어.

하지만 TV는 정반대라서 보면 안돼. 패스트푸드와 똑 같아서 <씹을 필요도 없는> 지나치게 인공적인 맛이 가미된 꿈밖에 꿀 수 없게 해.

그는 <꿈의 연료>가 되는 얘기들에 빠져 들었다.

적들의 관점을 신속히 수용해서 가르침으로 삼는 거지. 적들이 훌륭한 스승인 경우가 많거든. 그들은 네 인생에 우연히 등장하는 게 아니야.

멀다니 잘됐어. <대부분의 문제는 지리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네 아빠가 말했지.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절대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안 돼. 여행을 떠나 거리를 두는 게 나아.

삶에 실패라는 건 없어. 성공 아니면 교훈이 있을 뿐이지. 내가 뒤집어 쓴 페인트도 내게 필요한 교훈이었던 거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그렇지 않아요. 우리는 늘 자신에게 부족한 걸 갈구하죠. ... 나도 마찬가지에요. 잠을 전공하면서 정작 나는 잠을 잘 못자요. 이것저것 안 해본 게 없는데 말이죠.

자크는 <자물쇠마다 맞는 열쇠가 다 달라서> 진실보다는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를 해주는 게 현명하다던 엄마의 조언을 떠올린다.

<아! 젊어서 지혜가 있다면, 아! 늙어서 힘이 있다면> 이게 바로 내가 처한 딜레마구나. 젊었을 때 난 그야말로 눈을 가리고 살았어.  시야가 너무 좁았어. 거칠 것이 없는 시절이었는데 말이야. 그 땐 모든 것에 한계가 정해져 있는 듯이 보였어.

아편 말이죠? 그걸로 기면증이 낫지는 않지만 자기가 환자라는 사실은 잊을 수 있어요. 게다가 거기서는 내가 자는 게 아무 문제가 안 돼요. 날 판단하는 사람도 없고.

중세 사람들이 전기를 꿈이나 꿀 수 있었을까? 고대 사람들이 원자 폭단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선사 시대 사람들에게 달 착륙은 상상 밖의 일이 아니었을까? 모든 것은 인식의 문을 여는 데 달렸어.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를 기억해? <인식의 문을 깨끗이 닦는 순간 모든 것은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 무한히 드러난다>고 그는 말했지.

앞으로 당신한테 벌어질 일을 다 알고 조언도 해줄 수 있는 미래의 당신과 꿈속에서 얘기를 나누게 된다면 뭘 물어보고 싶어요? ... 없어요. ... 성숙해지지 못했을 거예요.

나 혼자 실수도 해가면서 마음대로 살겠다고 얘기해야죠. 옆에서 정답을 다 귀뜀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시험 보는 재미가 있을까요? 실패할 위험이 없으면 성공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죽음의 공포가 없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러면 말이에요, 만약 20년 전의 당신과 다시 마주하게 되면 뭐라고 하겠어요?

20년 전이면 내가 열 살이었네. 꼬맹이한테 <바보 같은 짓 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하고 말하겠어요. 프랑스는 살기 좋은 나라니까 너무 여행에 목말라하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해 줄 거예요.

이 마을에는 일의 분업이 존재하지 않는 대신 누구나 내킬 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같다. 노령의 족장인 삼바야의 아버지는 구성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기보다는 조언을 준다.

<알면 알수록 세상살이가 편해진다>는 큰 원칙에 기초해요. 젊은이들은 당연히 나이 든 세대에게 정보를 구하죠.

우리 부족의 교육은 오직 관용과 존중이라는 두 가지 개념에 기초하고 있어요. 갈등이 생기면 마을의 우두머리가 중재에 나서는 집단 토론을 통해 해결하죠. 아이들한테는 잘못을 인정해서 용서를 받고 무거운 대가가 따르더라도 반드시 진실을 말하라고 가르치죠. 두려움을 솔직히 밝히고 주변에 도움을 청해 극복하라고 얘기해요.

시인의 신세가 다르랴, 이 구름의 왕자,
폭풍을 넘나들고 사수를 조롱하지만
지상의 야유 속에 유폐되어,
그 거인의 날개가 걸음을 방해하는구나.
한 차원에서 강점인 것은 다른 차원에서는 약점이 된다는 의미에요. 당신들처럼 말이죠.

사물은 명명되는 순간 존재하기 시작하죠.

우리 문화에서는 <독도 약이 될 수 있고 약도 독이 될 수 있다. 용량의 문제일 뿐이다>라고 얘기하죠.

영혼도 사람과 마찬가지에요. 우리를 도와주는 영혼도 있지만 더 힘들게 만드는 영혼도 있죠. 우리는 도움이 되는 영혼을 <구닉>이라 부르고, 도움이 되기는 커녕 훼방꾼 같은 영혼은 <마라>라고 부르죠.

사실 영혼은 모두 마라에요. 우리와 친구가 되는 순간 구닉으로 변하는 거죠. 동물과 비슷해요.

우리는 진보를 바라지 않아요. ... 우리를 둘러싼 것과 조화롭게 살길 바라죠. ... 당신은 진화하지 않고 늘 같은 상태로 머무르는 세상에 행복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나요? ... 깊이 생각해 봐요. ... 움직임보다는 관조를,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멈춤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셨죠.

<인간의 불행은 모두 방 안에 가만히 있을 주 ㄹ모르는 것 이 한가지에서 ... >

<현실은 우리가 더 이상 믿지 않아도 여전히 존재한다> ... 어떻게 현실을 이보다 더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겠어요? .. 우리는 어차피 감감이 일정 정도 왜곡해서 전달하는 신호들을 해석하고 있을 뿐이에요. 

병원은 번창하고 있어. <잘 못 자는 고통>이 요통과 비만을 제치고 제일 심각한 건강 문제가 된 현실 덕분이지.

기능이 장기를 만드는 법이에요. 기능이 사라지면 장기도 쇠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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